강해지고 싶어 현질까지 했던 중2 소녀, ‘라그’ 지휘자가 되다

"강해지고 싶어 아이템베이에서 현질을 했습니다"

20일 서울 마포아트홀에서 진행된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디 오케스트라' 현장에서 진솔 지휘자가 밝힌 내용이다. 그녀는 1987년생이다. 중학교 2학년 시절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알파 테스트에서는 떨어졌으나2001년 11월1일부터 9개월가량 진행된 베타테스트에는 당첨이 되서 그때부터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즐겼다고 한다. 게임에 푹 빠졌고, 강해지고 싶어 아이템베이에서 아이템을 사서 더 강해졌던 그 시절의 추억 이야기를 풀어냈다.

약 20년 후 그녀는 지휘자가 됐다. 지휘자의 등장은 강렬했다. 먼저 30여명의 단원들이 먼저 착석했고, 짧은 연주를 통해 지휘자를 불러낸다. 단상에 오른 그녀는 관중을 향해 짧게 인사를 하고 다시 단원들을 향해 뒤돌아 지휘봉을 힘차게 휘두른다.

약하게,때로는강하게, 강약 조절을 하며 '라그나로크'의 음악을 아름답게 풀어내는 그녀의 모습은 관중들로 하여금 금난새같은 '멋짐'을 느끼게 한다.

그녀는게임 음악 전문 플랫폼 플래직의 대표이자 지휘자다.마포아트센터에서 약 1,000석 규모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약 100분의 러닝타임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 BGM 중 '라그나로크'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을 담고 있는 총 25곡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했다.

1부에서는 Title, Theme of Geffen을 포함해 총 14종의 음악을 선보였고, 2부에서는 Purity of Your Smile을 시작으로 총 11종의 음악을 엮어냈다. 평화로우면서도 웅장함을 담고 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BGM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했다. 특히 중간중간 들려오는 7080 통기타 연주는 클래식과의 멋진 콤비를 이루며 신선한 느낌을 선사했다.특히 마무리 단계에서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멋지게 마무리 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불러냈다.

2부를 시작하면서 그녀는 현질을 했던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관중을 향해 '라그나로크'와 관련된 일화가 있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군인 한 명이 자신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경험담을 얘기했고, 또 다른 남성 한 명은 베타 테스트 때 만난 여성과 결혼까지 갔던 얘기를 했다. 현장에는 그 여성이 바로 옆에서 일어나 관중을 향해 인사했다. 그러자 관중석은 환호와 함께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공연 현장은 1,000명의 좌석이 꽉 찼기 때문에 본 건물은 물론이고, 주변 도서관 건물도 꽉 차서 서강대 후문에 주차를 해야 할정도로 붐볐다. 1층 매장에는 사람들로 붐볐고, 2층 굿즈 교환대에는 1층부터 2층까지 티켓을 슬라임 굿즈(신상 굿즈 상품인 엔젤링 모찌 인형)로 교환하려는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공연이 끝나고 1층은 분홍색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굿즈가 든 가방을 멘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 콘서트는 10시쯤 끝났다. 돌아가는 길에는 대흥역까지 라그나로크 굿즈 가방을 멘 사람들로 긴 행렬을 이루었다.

그렇게 20일 열린 '라그나로크 디 오케스트라'는 막을 내렸다.